안녕하세요, HAN입니다.
요즘은 시간을 내서 뮤지컬을 자주 보고 있습니다.
퇴사 후 3~4개월 정도를 쉬면서 마음을 정리하고, 몸도 쉬게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.
이렇게 시간이 생기니 그동안 미뤄두었던 작품들을 하나씩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.
사실 요즘 뮤지컬 가격이 많이 올라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.
VIP석은 물론이고 일반 좌석도 예전보다 확실히 높아졌더라고요.
그래서 모든 작품을 다 보기는 어렵지만, 그래도 꼭 보고 싶었던 작품 하나는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.
이번에 관람한 작품은 뮤지컬 ‘긴긴밤’입니다.
동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더 궁금하기도 했고,
유튜브에서 우연히 들었던 넘버 ‘바람보다 더 빠르게’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.
가사가 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.
공연은 대학로에서 진행되고 있어 접근성도 좋았고,
마침 문화의 날 할인까지 적용돼 부담을 조금 덜고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.

노든에게는 과거 동물원에서 함께 지내던 코뿔소 친구 ‘앙가부’가 있었습니다.
가족처럼 가까웠던 존재였지만, 그를 잃게 되면서 노든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.
이야기는 그렇게 혼자가 된 코뿔소 ‘노든’과 펭귄 ‘치쿠’로부터 다시 시작됩니다.
동물원에서 태어나 인간에게 길러지던 노든은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,
치쿠 역시 부모를 잃은 채 알 상태로 남겨진 존재입니다.
서로 아무 연관도 없던 두 존재는 우연히 만나게 되고,
함께 살아가기 위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.
바로, 바다로 가는 것입니다.
그 여정 속에서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상처를 보듬고,
점점 ‘가족’이라는 관계에 가까워지게 됩니다.
뮤지컬 ‘긴긴밤’을 보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
“생각보다 많이 잔잔하다”였습니다.
동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
일반적인 뮤지컬처럼 강한 기승전결이나 큰 클라이맥스가 반복되는 구조는 아닙니다.
대신 흐르듯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천천히 감정을 쌓아가는 방식에 가깝습니다.
그래서 오히려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면서도,
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꽤 깊다고 느껴졌습니다.
어떤 분들에게는 치쿠의 귀여움과 이야기 중심이 더 인상적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,
저에게는 노든이라는 캐릭터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.
겪어온 상실과 고통이 너무 크다 보니
감정을 크게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.
이건 단순한 ‘무덤덤함’이라기보다
너무 많은 일을 겪으면서 감정이 닳아버린 상태처럼 보였습니다.
그래서 더 과장되지 않고,
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.
이 뮤지컬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.
가족이란 무엇일까
함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
당연하게 곁에 있던 사람이 사라진 이후에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
평소에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들이지만,
이 작품은 그것들을 조용하게 꺼내놓습니다.
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기보다는
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이라
오히려 더 오래 남는 작품이었습니다.
잔잔한 뮤지컬을 찾고 있다면,
뮤지컬 ‘긴긴밤’은 한 번쯤 추천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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